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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그 후 (호주 공립병원)

송닷컴닷아유 2021. 5. 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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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를 이용해 응급실로 후송되고, 병실이 나지 않아 약 22시간 정도 응급실에서 대기를 했네요.

 

처음에 도착해서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분이 저에게 아주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유감스럽지만, 넌 곧 심장마비를 일으킬 거야' 라는 말을 전해주었죠.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미 병원 내에 있었고, 무슨 일이 생기면 응급처치를 통해 회생시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인지.. 그렇게 두렵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저 개인적으로도 응급처치과정과 심폐소생술 과정을 정기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으면, 당연히 이 곳에 있는 의료진들에게는 더 쉬운 일이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해요.

 

아침에서 뻑뻑한 토스트를 먹고, 전공의가 내려와 오늘 있을 일정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조만간 의사진들이 회진을 올거며, 심장초음파 (ECHO)와 심장도관술 (Angiogram)을 오늘 내에 진행할 거고, MRI 검사도 최대한 빨리 일정을 잡을거라고.. 아마 몇 일 입원해 있어야 될거고.. 검사결과에 따라 페이스 메이커 (심장박동조율기)도 삽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이게 다 무슨 소리입니까.. 전 그냥 가슴에 통증이 있어서 전화 한 통화 한 것 뿐인데.

 

응급실에서 심장초음파 검사를 받고, 심장도관술을 받기 위해 드디어 응급실을 벗어납니다. (22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그리고 시술을 받기 전에 대기실로 가는데.. 북적북적.. 간호사들이 분주합니다. 

새로 손목에 라벨도 출력해서 달아주고, 만약에 하부를 통해 도관을 할 것을 대비해, 침을 집어넣을 곳에 전기면도기를 이용해 다듬어 줍니다. 많이 뻘줌하네요.

 

설명시에는 국부마취를 할거라고 하더니, 마취없이 진행됩니다. 먼저 손목에 있는 동맥을 통해.. 집어넣고 계속 밀어넣는데.. 그 느낌이 너무 선명합니다. 그래서 수술실 천장을 쳐다보는데.. 

 

이룬... 이건 누구의 피인가요? 아주 강렬한 자태로 누군가의 피가 천장에 묻어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시술 중인 의사가 손목 쪽으로는 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없다고, 하부를 통해 도관을 하려고 합니다.

 

일단.. 제가 '태클'을 걸어봅니다..  의사분에게 물어봤죠, '지금 뭘 하려고 하는건지 설명을 해달라'. 

100% 클리어한 결과를 얻어야 한다. 화면을 쳐다보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리곤 짜증이 났는지, 괜히 옆에 있는 간호사들에게 짜증을.. 어찌하여 모든 시술이 끝나고..

 

지혈 과정이 진행됩니다. 동맥을 이용했기 때문에, 지혈이 아주 중요합니다.

손목은 쉽게 끝났지만, 하부에 있는 동맥은 한 명의 간호사가 약 10분 넘게 두 손에 체중을 싣어 지혈을 해 줍니다.

다시 한 번 뻘줌한 시간이었지요. 

 

당분간은 오른팔 오른 다리를 쓰지 말라고, 그렇게 수술실을 빠져나왔네요.

마침 한국인 간호사 분이 그 수술실에 근무하고 계셔서, 검사 결과를 소생하게 한국어로 알려주셨네요.

 

그리고 마침내 병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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